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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란은행의 밸런스 게임

인플레이션 떄문에 요즘 난리인데… 영국발 금융위기가 오는 것 아니냐고 난리야…

한국시간으로 오늘 새벽(2022년 10월 12일) 영국은행 베일리 총재가 영국 연기금에게 “3일 줄테니깐 포지션 정리하라고.” 했어. 무슨 중앙은행장이 연기금 포지션까지 간섭하냐?? 오늘은 이 얘기를 좀 해보려고 해.

누구나 살면서 이런 질문은 받아봤을거야. “물에 빠졌어… 누굴 구할래?” 그놈의 가정법…

이게 영국의 한국은행(영란은행)이 현재 처한 상황이야.

금리를 올리는 미국 연준과 각국의 중앙은행

2020년 3월 코로나19가 팬더믹이 되면서 금융공황을 막기위해 각국 중앙은행은 돈을 잔뜩 풀어놨어. 이렇게 돈이 풀린 상황에서 러시아가 갑자기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인플레이션이 세계적인 문제가 되었어.

작년 내내 “inflation is transitory”(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다.)라는 말만 반복하던 연준 파월의장이 갑자기 스탠스를 180도 바꿔 3연속 0.75%p 기준금리를 올리며 전세계에 풀었던 달러를 급격하게 회수 하는 중이야.

이 과정에서 각국 중앙은행도 미국과 금리 수준을 맞추기 위해 허겁지겁 금리를 따라 올리고 있고, 각국이 풀었던 돈도 급하게 회수되고 있는 중이야. 알거야. 영끌족들 곡소리 나는 것도 다 이 여파라고 볼 수 있지.

서로 지멋대로인 영국의 중앙은행과 재무부

오늘 한국은행 총재 창드래곤이 금통위에서 하는 얘기 들었니? 영국은 중앙은행이랑 재무부랑 엇박이라 난리가 났는데, 한국은행은 충분히 기재부랑 커뮤니케이션하면서 정책하고 있으니 걱정 말라고.

각국의 정부들은 중앙은행(한국은행)과 재정정책(기재부)가 같은 기조로 움직여. 같이 2인3각 달리기를 한다고 보면 되.

영국은 이번에 리즈 트러스 총리가 새로 선출되고, 쿼지 콰텡이 재무장관에 취임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했어.

“인플레이션? 우리는 세금 줄여서 경제를 살릴거임 ^^”

감세를 통한 경기부양. 감세를 하면, 돈을 시장에 풀어주겠다는 말이거든. 감세를 하면 정부가 거두는 세금이 줄어들지.

그런데 공무원들 월급줘야지. 이리저리 나라 운영하는데 돈은 계속 들어가니까 적자(재정적자)가 나겠지? 나라는 운영해야하고 그러면 어떻게 해야해? 돈빌려야지.

이 적자를 매우기 위해 국채를 발행해서 돈을 빌리고 국채를 발행할수록 국채 가격은 더 떨어질 것이고, 금리는 올라갈 거야. 영란은행은 금리를 올려 시장에 푼 파운드화를 회수하고 있는데, 재무부가 돈을 풀면서 여기에 초를 치고 있어.

 

시장 : 쟤네 돈을 풀겠다는거야? 말겠다는거야? 어쩌겠다는 거지?

 

남들은 돈을 꽁꽁 쥐고 있는데 세금을 줄여서 경제를 살리겠다고 대세랑 반대로 움직이고 계속 본인들의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하면서 영국의 재무부(기재부)가 혼자 솔플하니까 영란은행이 “아오씨 나보고 어떻게 하라는 거야?”라는 1차로 빡쳤어.

오 이거 좀 돈 냄새가 나는데?

전 세계 시장의 투기꾼들은 영국 정부의 감세 정책을 보고 생각했어.

 “영국 쟤네 뭐지? 오호… 이거… 영국 국채가 떨어지고 파운드화가 떨어지는 것에 배팅을 하면 돈을 벌거 같은데? 영국 재무부가 쉽게 생각 안 바꿀거 같고 예전 조지 소로스 처럼 영국 좀 털어먹을 수 있겠다.”

이러고 영국 파운드화와 국채에 대한 숏포지션을 크게 늘려. 그랬더니 국채 금리가 크게 오르고, 달러 대비 파운드 환율은 크게 떨어지는 상황이 되었어. 영국에 금융위기가 오나?? 그리고 투기꾼들이 승리하나? 제 2의 조지소로스가 탄생하나? 이런상황이지.

연기금의 “형 나 좀 도와줘!”

금리와 채권의 가격은 역의 관계가 있어. 금리가 오르면 채권가격이 떨어지고, 반대로 금리가 떨어지면 채권가격이 올라. (이건 좀 복잡하니깐 다음에 설명할 기회가 있으면 할께)

나라에서 채권을 발행하면 대형 투자기관들이 많이 사는데, 이 중에는 삼성생명 같은 보험회사도 있고, 국민연금과 같은 연기금도 있어.

연기금 같은 경우는 사람들이 평생 일하며 돈을 내고 은퇴 후에 받는 거니깐, 투자 기간이 길어서 국채를 연기금 포트폴리오에 편입해.

그런데 봐봐. 안전하게 국채만 넣어 놓을 수는 없잖아.

그 동안 금리가 얼마나 낮았니? 아무리 은퇴후의 일이라고 해도 사람들이 고작 1%도 안되는 금리로 만족하겠니? 그래서 연기금은 자신이 보유한 안전한 국채를 담보로 대출을 땡겨서 여기저기 투자해 놓았어.

그런데 만약에 금리가 올라 국채 가격이 떨어지면 어떻게 될까?

어느 정도 이상으로 국채 시세가 떨어지면, 연기금에게 국채를 담보로 돈을 빌려준 금융기관들이 연기금에게 담보를 못 믿겠으니 돈을 내놓으라고 하겠지.

지금 영국 국채(길트)를 담보로 돈을 빌린 영국 연기금들이 딱 이상황이 된 거야.

연기금

 “영란은행 형 금리 이렇게 올라가면 우리 이러다 다 죽어…”

이렇게 된거야. 영란은행이 보니깐 이건 영국이 IMF로 가게 생겼거든. 연기금이 gg치면 어떻게 되냐? 이건 시스템 리스크야. 연기금이 망하면 영국 국민들의 노후가 망하는 거고, 노후가 망하면 영국이 망하는 거지 ㅠㅠ

그래서 영란은행이 10월 들어 급하게 국채를 매입하고 있어. 똥값이 된 국채를 영란은행이 매입을 해주면, 금리는 떨어지니깐. 이렇게 불을 끄나 싶었는데, 제 2의 조지 소로스를 꿈꾸는 전세계의 투기꾼들이 몰려와서 다시 숏포지션을 늘리는 거야.

“신나게 영국을 털자!”

영란은행이 국채를 사는 건 일시적이었고, 영국 정부와 재무부가 감세기조를 고집하면 결국 국채금리는 떨어질 것으로 판단한거지.

영란은행 : 3일의 시간을 드릴게.

이 상황에서 어제 영란은행 베일리 총재가 영국의 연기금에게 이런 엄포를 날렸어.

미안한데 우리 이제 못 도와줄거 같아. 금리가 계속 오를 거 같아. 너희를 살리려니 파운드화가 죽고 너희를 죽이면 파운드화가 사는데… 그런데 우리 파운드화를 안정시켜야 할 거 같아. 경제 난리나…

3일의 기한를 줄 테니 알아서 그냥 너 지금 들고 있는거 알아서 처리해. 우리 너네 긴급자금 수혈 무한정 해줄 수 없어.

즉, 시장원리를 벗어난 지원은 더 이상 안해주겠다는 내용이야.

 

파운드화가 떨어지는 이유

시장에 돈이 많이 풀리면…? 같은 물건을 사기 위해 돈은 더 많이 줘야해.

4년 정도를 거슬러서 생각해보자 똑 같은 돈으로 4년전과 지금 살 수 있는 물건의 양이 다르지?

예전에는 5억만 있어도 집을 살 수 있었는데 지금은? 10억이하 아파트는 서울에서 찾기가 힘들지? 같은 돈 10억이면 지금은 집 한채 살까말까한데 예전에는? 2채는 샀겠지?

화폐로 다시 가보자.

우리 인터넷에서 짐바브웨 인플레이션 혹시 지나가며 본적 있을 건데 10달러를 들고가면 짐바브웨의 10만달러 지폐를 준대…짐바브웨에서 두루마리 화장지 사려면? 15만 달러줘야하고 노트북은 3억달러래.

좀 더 다른 예를 들어보자.

일본여행 최근 몇 년간 정말 많이 간거 기억날까? 그때 일본정부가 시장에 돈을 많이 풀었고 일본 엔화가 많이 싸서 사람들이 놀러갔지.

영국의 파운드화가 많이 풀려있으면? 영국의 화폐 가격이 다른 나라의 화폐 가격보다 싸지겠지? 그러면 영국이 수입하거나 수출하는 물건이 영향을 받을 거고 경제에 영향을 주겠지? 시장에 돈이 풀리면 이런일이 벌어지는데 혼자서만 돈을 풀겠다고 하니….

여담

1. 영란은행은 1992년 조지 소로스에게 최근 상황과 비슷한 상황에서 엄청나게 털린적이 있는데 하루에 1조 넘게 털렸어. (나중에 소개할게)

 

2. 이번 영국의 리즈 총리는 3번째 여성총리이고 제 2의 마가렛 대처를 꿈꾸는 사람이야. 대처를 존경한다는 사람이 왜 대처와는 반대로 시장을 거스르려고 하는지 모르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