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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만원짜리 공기청정기부터 화장품까지 파는 컬리의 속사정

마켓컬리 인사이드

안녕! 한 주 잘 보냈어?

지난주 기업관련 설문지 작성해준 분들이 참 많더라.

여러분이 물어봐 준 시기에 맞게 하루에도 막 10개씩 분석하고 싶고 하나하나 답변해 주고 싶은데 회계법인 매니저의 삶이 녹록지 않네… 먹고사니즘이 해결돼야 나도 글을 쓸 수 있는 거 아니겠어? 어쩌다 우연히 시작한 건데, 폭발적인 관심 정말 고마워.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연말 바쁜 시즌 끝날 때 쯤엔 더 많은 글을 써볼게.

자 오늘의 주제는 컬리야. 나 컬리 모델인 전지현 언니 좋아하거든. 어떤 회살까 궁금해서 열어봤는데, 후회했잖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많아서. 오늘 글은 크레센도로 썼어. 중간에 나가기 없기야!

컬리 언박싱 시작

<심심해서 넣어봄>
<심심해서 넣어봄>

 

쇼핑몰에서 물건 살 때, 전날 밤에 주문한 거 바로 다음 날 아침에 받아본 적 있는 사람? 이전에는 간혹 다이어트하겠다고 닭가슴살 시키면 상할까 봐 퇴근하자마자 집으로 뛰어가거나 가족한테 받아달라고 부탁했잖아. (아임닭 맛있더라. 혹시 더 맛난 곳 있으면 추천 좀!) 채소 이런 것들도 말해 뭐해. 배송되는 동안 신선도 떨어질 수밖에 없겠지? 여름엔 상할 수도 있고 그래서 보통은 마트에서 샀는데 당시 컬리는 ‘이 신선식품을 온라인으로 유통해 보면 어떨까?’를 생각했어.

신선식품은 신선도가 가장 문제였고 신선도가 문제면 주문을 밤까지 받아 다음 날 아침에 쏘면 되잖아? 컬리는 여기서 시작해.

생각은 기발했는데 그 시간에 컬리가 원하는 대로 배송을 해주는 업체가 없었어. 때문에 컬리는 배송을 직접 하는 수밖에 없었지.

물건을 직접 배송하는 쇼핑몰은 뭐가 필요한지 쪼개볼까?

  1. 물건
  2. 물건을 모을 창고
  3. 차 (운송수단)

딱 봐도 창고랑 차에서 ‘아 덩어리가 크다!’ 하는 느낌이 오지? 배송을 직접 하는 게 돈이 한두 푼 들겠어? 그 깜깜한 밤에 주문을 소화하려면 킥보드로 가능하겠어? 자동차 몇 대 정도는 필요하겠지?

그래서 컬리는 시작부터 거액의 투자를 받았어. 이 돈으로 가장 신경 쓴 곳은 어딜까? 물건이야. 식품이지만 편의상 물건이라고 표현할게. 컬리는 처음부터 이 물건에 큰 신경을 썼어.

물건은 누구한테 구할 수 있을까?

  1. 물건을 생산하는 곳에서 직접 받는다.
  2. 물건을 크게 유통하는 곳을 통해 받는다.

독자 중에 인터넷으로 물건을 파는 사람들은 이런 일 좀 겪었을 것 같아. 물건을 공급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아무에게나 공급해주지 않아. 값 더 준다고 해도 말이야.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공급처인지 확인하고 공급해주지.  지금 당장 돈 조금 더 준다고 하는 곳보다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곳이 훨씬 낫기 때문이고 컬리는 이런 사람들을 설득하기도 하고 중요한 곳인 경우 직접 투자했어. 우리 샌드박스에서 본 거 기억나지? 잘되는 애들한테 투자한 거.

컬리도 그랬어.

<시작부터 공격적 투자, 공급처 확보한 컬리 단위 : 천원>

 

‘장안농장’은 쌈 채소로 유명한 곳이고 ‘총각네 야채가게’로 유명한 ‘자연의 모든 것’ 에도 투자했어. 과일이랑 야채를 유통하는 곳인데 매우 크고 유명한 곳이야.

그리고 ‘콜린스’라고, 착즙 주스랑 샐러드를 파는 곳에 투자했어. (김슬아 대표의 남편 회사) 아침에 배송되는 걸 밀고 있으니까 함께 아침 식사로 팔기 위해 투자한 것 같아. 이렇게 처음부터 안정적인 거래처를 가지고 시작했지. (‘자연의 모든 것’은 2016년도에 지분을 팔아버렸어. 유통하는 곳 옆에서 얻을 수 있는 게 없었던지 뭔가 다른 일이 있었던 거 같아.)

자 이렇게 물건은 구할 수 있게 되었어. 그런데 내가 직접 배송을 하잖아. 그렇다 보니 시작부터 배송비가 너무 많이 들어갔어.

신선식품에서 구색의 여왕으로

컬리는 배송을 많이 하든 조금 하든 정해진 시간에 배송을 해야 했고 덕분에 비용이 만만치가 않았어.

컬리는 이런 생각을 했지.

‘배송비는 1명이 10,000원을 사나 50,000원을 사나 똑같이 드네? 어차피 똑같은 비용이 들어갈 거라면 고객이 물건을 더 사야 우리가 돈을 더 벌겠는데… ?’

사람당 팔 수 있는 신선식품의 금액이 성에 차지 않았나 봐. 그도 그런 게 신선식품은 유통기한이 짧아서 많이 사두는 경우가 별로 없잖아. 여러 번 자주 사는데 이 자주 사는 게 배송비용을 줄여주지 않았던 거지.

<매출이 늘어나면서 배송비 비율이 줄었다. 단위 : 억>

 

그래서 컬리는 고객이 먹을 수 있는 신선식품 이외의 것에 집중했어. 다른 식품류도 데려왔어. 신선식품만 팔아선 안되는 거지. 그런데 잠시 생각해볼까? 신석식품 외의 것들은 신선식품보다 유통기한이 길 테고 그러다 보니 공간을 차지 하는 기간도 길었지. 신선식품이 아닌 것들을 배송하려면 창고가 큰 게 필요했어. 컬리는 이렇게 물건을 더 팔기 위해 더 큰 창고를 빌리고 보관을 위해 돈을 많이 쓰게 돼.

<투자받아서 보증금 늘리고 임차료 줄인 컬리 단위 : 억>

 

그리고 ‘금방,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것’도 팔아야겠다고 생각하지. 요즘 많이 보이는 반조리 식품 알지? (이건 ‘프레시지’라는 곳이 정말 잘하는데, 이 회사는 나중에 소개할게)

컬리는 ‘센트럴 키친’이라는 자회사를 만들어 반조리 식품과 관련된 사업을 운영했어. 뭔가 확실한 공급처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철저한 대비를 하는 회사 같아.

  1. 확실한 공급처에 직접 투자해 확보한다.
  2. 자회사 설립, 공급처에 대한 학습을 내재화한다.

컬리는 프레시지보면 배 아플 거 같긴하네. 비슷한 시기에 시작했는데 프레시지는 예비 유니콘이 되어 저 하늘로 날아갔거든.

비용을 줄이기 위한 컬리의 노력

자동차 여러 대 사서 배송 돌리고 창고도 만들고! 이렇게 해서 물건은 팔리는데 사실 돈을 너무 많이 쓰고 있었지. 당장 고객한테 돈을 받으면 뭐 해… 배송하고 창고만들고 직원들 월급 주느라 돈을 까먹고 있는데 돈 넣은 투자자들은 컬리만 바라보고 있지. 언제 돈 벌어오나 하며.

 

<컬리를 바라보는 투자자들>
<컬리를 바라보는 투자자들>

 

컬리는 생각했어. 매출을 늘리는 것 말고 비용을 줄이는 쪽도 생각해볼까?

컬리는 물건을 직접 배송하는 쇼핑몰이니까, 이렇게 나누어서 생각해보자.

물건 -> 포장 -> 배송

1)물건

  1. 한 명에게 많이 팔거나
  2. 싸게 물건을 조달하거나

이미 상품 구색은 많이 늘려놨고… 또 상품 구색도 구색이지만 이 상품마다 버는 돈을 극대화할 수 없을까? 팔 수 있는 거 아무리 늘려도 지금 이런 식이면 수중에 들어오는 돈이 크게 달라질 것 같지 않은데…

<매출원가를 줄이기 위한 컬리의 노력 단위 : 억>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

물건의 원가를 줄이자.

어떻게?

우리 페이스북 돌아다니거나 쇼핑몰에서 보면 이런 말 하는 거 많이 볼 수 있을거야.

“생산지 혹은 공장에서 직접 가지고 왔기 때문에 고객님들께 고품질의 물건을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어요”라고.

물건은 만드는 사람부터 유통해주는 사람들까지 여러 과정을 거쳐 내게 오는데, 이 유통하는 사람들이 일을 무료로 해주진 않겠지? 유통 또한 최종 물건값을 결정하는 요인이야. 컬리는 이걸 직접 하면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했어.

이런 걸 PB상품이라고 해. 대형소매상이 자체적으로 만든 브랜드 상품. 우리 마트나 쿠팡가면 ‘PB상품’이라며 파는 것 알지? 이마트가 만드는 ‘노브랜드’도 PB상품이지. 컬리는 이렇게 직접 물건을 만들겠다고 선언했어. 10,000원에 떼어오던 물건 내가 직접 만들면 10,000원보다 확실히 싸니까!

ps.이런 상황이라 플랫폼 사업자들은 자사의 PB상품을 고객의 눈에 잘 띄는 곳에 보여줄 수 밖에 없는 유인이 있고 공정위에서는 조사를 하고 있지.(관련기사링크)

정말 환경 때문에 바꿨을까? 환경보호라는 명목으로 즐기는 비용 절약!

자 그리고 이 물건을 고객한테 배송할 때 덜렁 물건만 줄 수는 없잖아? 그래, 포장!

2) 포장

컬리는 이 포장비가 정말 어마 무시했어.

<포장비만 500억… 뭐져? 단위 : 억>

 

포장재를 바꾸어서 포장비를 줄여야겠다고 생각했지. 그동안 10,000원 짜리 파는데 1,200원 정도가 포장비였어. 2019년도 1년에 포장비만 500억이 말이 되니? 매출 대비 너무 과해. 이게 한 번에 포장하면 포장 비용이 줄어들 텐데 물류로 인해서 한대 모아서 포장하긴 힘들어 보이고. 단순 원가로만 비교할 순 없지만, 부가적으로 수반되는 비용들을 생각했을 때 컬리입장에서 친환경 포장재가 비용 줄이기에 딱이었을거야.

물론 요즘 고객들이 환경 보호에 관심이 많다 보니 이를 경청해 나온 방안일 수 있겠지만, 내 생각엔 비용을 줄이기 위한 방안이었음이 더 커 보여.

친환경 포장하고 나무 심는다고 이런 시도를 ‘올 페이퍼 챌린지’라고 이름 지었던데… 우리나라는 챌린지의 나라야? 아무 노래 챌린지, 아이스버킷챌린지. 네이밍 조금 식상하긴 하다.

아무튼, 그러나저러나 명분 좋게 회사도 포장하고 환경도 돕고 브랜딩도 하고. 컬리가 브랜딩을 참 잘하는 거 같아.

샛별 배송 야 너두?

3) 배송

샛별배송의 선두주자로 이미지 마케팅을 했던 컬리.

But, 2018년 컬리의 물류를 총괄했던 사람이 나가서 팀 프레시라는 회사를 차려.

똑똑한 사람은 자기 능력이 되면 나가서 회사 차리겠지? 자기 눈에 보이는 시장과 돈이 자기 월급보다는 엄청 컸을 테니까. 가상으로 재연해볼게.

<컬리 물류 총괄담당자의 뇌구조>
<컬리 물류 총괄담당자의 뇌구조>

 

컬리 물류 총괄 (이하 팀프레시) : 아, 이거… 내가 나가서 차리면 지금보다 돈 더 벌겠는데? 내가 물류 총괄이기도하고 이거 돈 되겠다. 컬리야. 나 나갈게. 미안!

컬리 : 헐… 야! 너 나간다고?

팀 프레시 : 나도 돈 많이 벌고 싶어. 그리고 이걸 사람들이 널리 더 썼으면 좋겠어.

팀 프레시가 나가서 승승장구하는 걸 보며 컬리는 이런 생각을 했어.

그래! 우리도 우리처럼 샛별 배송하고 싶어 하는 회사들을 돕고 돈을 받자!  이것 저것 상품 구색 늘려서 고객 1명에게 많은 물건을 다양하게 팔기 시작했는데, 이때 고객에게 배송용으로 굴리는 차들을 활용하면?

팀프레시가 잘나가는 것도 보고 컬리는 간접적으로 사업모델을 검증했지.

컬리는 신선 배송, 샛별 배송의 선도주자의 이미지로 프레시 솔루션이라는 회사를 설립, 컬리의 물류 부분만 따로 떼어 회사를 설립했어. 어차피 배송하는 거 트럭당 실을 수 있는 물건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돈을 버는 거니까.

이러면 배송에 쓰는 돈 중 일부는 회수할 수 있겠지?

물론 이전부터 알음알음 친한 회사들에게 물류 서비스 제공해줬을 것 같기는 한데, 대놓고 자회사로 분리했다는 건 아주 적극적으로 많은 이들에게 오픈해서 키우겠다는 이야기겠지. 또 컬리랑 별개로 프레시 솔루션을 투자 유치 할 수 있고. 컬리 엄마의 ‘샛별배송 선두주자’ 이미지와 팀프레시의 투자 사실을 참고삼아서.  이 배송비가 매년 얼마나 들어갔는지 보여줄게.

<캬 돈이 탄다! 단위 : 억>

지현 언니 도와줘!

회사들이 연예인 쓰기 시작하면 회사 자체를 알리는 본격적으로 마케팅을 하기 시작하는 거라고 배웠던 거 같은데, 물론 나는 마케팅 전공도 아니고 학교 다닐 때 마케팅 수업 재미없어해서 정확하진 않다? 하지만 굳이 전지현까지 써야 했느냐라는 생각도 들어. 사실 이미 마케팅을 정말 잘하고 있었거든.

<광고 선전비 비율 보소, 아름답다. 단위 : 억>

 

모델료로 10억 정도 줬다고 하더라. 뭐, 지금 당장 할인해서 파는 것도 마케팅이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브랜딩하는 것 또한 회사의 자산처럼 남는 마케팅이니까. 필요했으니까 했겠거니 생각해본다.

토스가 마케팅비로 800억을 태웠지만 그만큼의 매출을 못낸 반면 컬리는 마케팅 300억 더 태워 매출 2,724억 더 냈어. 그리고 이미 안정적으로 ‘매출 대비 마케팅 비용’을 잘 태우고 있는데, 이는 브랜딩이 어느 정도 된 회사들에서 보이기 시작하는 비율이야. 위에서 ‘올페이퍼 챌린지’라고 친환경 포장재로 바꾼거랑, 뭐, 이면은 모르겠지만 회사의 브랜딩과 포장능력에 확실히 역량있어 보이네.

 

<내가 너무 좋아하는 지현 언니, 성덕이 되고 싶어요>
<내가 너무 좋아하는 지현 언니, 성덕이 되고 싶어요>

 

그리고 이건 그냥 내가 전지현 언니를 너무 좋아해서 사심에 혹시나 볼까봐 성덕이 되고 싶어 넣어봤어. 언니 킹덤 3 기대하고 있어요.

139만원 짜리 공기청정기가 등판한 이유

오랜만에 컬리 들어가 봤는데 이제는 먹는 거 이외 다른 것도 팔더라고. 신선식품에서 다른 식품류도 취급하더니 이젠 139만 원짜리 공기청정기도 팔고 정샘물 화장품까지 입점했더라.

<139만원 짜리 공기청정기 누가 사는지 궁금>
<139만원 짜리 공기청정기 누가 사는지 궁금>

 

아마 비용 줄이는 게 한계가 있을 테니 고객 1인당 남기는 돈이 많아지려면 역시나 고객 1명에게 여러종류의 물건을 팔면 되겠다고 생각한 것 같아. 고객이 방문해서 사가는 매출도 늘리고 식품이외에 이것 저것 취급하면서 신규 고객도 유치하겠다는 의도겠지?

나중엔 샛별 백화점이라고 이름 붙여서 이렇게 말할 것 같지 않아? 오픈런 이젠 노노! 컬리에서 사가세요.

그런데 말이야. 내가 이 회사를 보면서 굉장한 의구심이 들었어. 지금부터는 약간 전문적인 이야기가 들어가서 어려울 수 있는데. 하나하나 읽어보면 돈이 얼마나 무서운지, 우리가 우스갯 소리로 말하는 목소리 큰 사람들 ‘주주’라는 게 얼마나 어마무시한지 알 수 있을거야. 항상 ‘목소리 큰게 그래서 뭐?’ 라는 생각을 했다면 이번 기회에 다른 생각을 하게 될 거라 생각해.

마켓 컬리는 다른 스타트업 주식 대비 시장에서 너무 흔하게 볼 수 있는 주식이었어. 주주구성을 보니까 정신없더라. 그래서 좀 파보기 시작했지.

내가 돈을 빌려준 사람에게 다시 돈을 빌리는 컬리? 그것도 높은 이자를 주면서까지!

우리 위에서 말했지? 컬리는 처음부터 돈이 많이 들어가는 사업이었다고.

돈이 많이 들어가면? 어떻게 해? 처음부터 투자를 받고 하면 되지.

우리 2015년으로 타임머신 타고 가보자!

2015년도 컬리는 현금 기준 70.6억 정도를 현금으로 투자를 받았어. 이렇게 투자 받으면 어디에 써야 하죠? 사업에 돈을 써야 하죠?

그런데 그 한해에 81.6억 정도를 남에게 빌려줬어. 그중에 77.6억 정도를 자기랑 특수한 관계가 있는 사람들에게 빌려줬어.

<헷갈릴 수 있다 잘 기억하자. 단위 : 억>

 

아니, 돈 드는 사업 시작해서 나갈 곳 많은데 왜 기껏 투자받은 돈 다른곳에 빌려줘? 물건을 소싱하기 위한 곳에 빌려준 건 이해가 가. 장안농장, 콜린스 이런 곳.

표를 보면 옐로 모바일이랑 옐로금융그룹이 컬리에게 65.4억, 1억 총 66.4억을 빌려갔어.

그리고 이 두회사는 마켓컬리한데 2015년도에 갚았어. “그 해에 바로 갚았으니 문제없지 않아?”라고 할 수 있는데, 컬리가 자금에 여유가 없었는지 돈을 빌렸어.자기도 돈이 필요한데 빌려준거야.

<조금 복잡하지만 잘 봐야함 단위 : 억>

 

<컬리의 채권자 입장 단위 : 억>

 

이자율이 무시무시해. 6.9~8% 정도를 주고 빌려왔어. 이게 얼마나 큰 건지 모르겠다면, 컬리가 다른 은행에서 빌렸을 때의 이자율을 같이 보여줄게.

<컬리가 19년도에 은행한테 돈 빌릴 때 이자율 단위 :억>

 

내가 66.4억 빌려주고 6.9%의 이자율로 9.5억을 빌려서 쓰면서까지 나에게 돈 빌려간 애들한테 다시 빌렸어. 그리고 저 갑툭튀한 F8(너무 길다 앞으로 F8로 통일)이라는 곳에서도 8%로 돈을 빌렸네?

컬리가 돈을 언제쯤 빌려왔는지 이자비용을 찾아서 역으로 계산해보니, 6월쯤 빌린 것 같아.

그래서 돈을 언제 투자받았는지 찾아봤어.(2015컬리투자기사)

기사에 따르면 2015년도에 컬리는 외부에서 현금으로 투자받은 70.6억 중 50억을 DS자산운용과 DSC로 부터 2월에 받았어.

<그리느라 고생함>

 

정리해보면 2015년도 2월, 회사에 최소 50억이 들어왔고 6월쯤 65억 정도를 빌렸어. 중간에 1.3억 갚고 남은 컬리의 채무는 연말에 외화가 올라가서 차입금은 68.11억이 되었지. 그 기간동안 회사가 돈을 빌리면서 지불한 이자비용은 2.9억이야.

컬리가 81억을 남에게 빌려주면서 받은이자는 0.95억 정도이고.

컬리는 옐로한테 돈을 빌려주고 돈을 빌린 걸까? 아니면 돈을 빌린 다음에 옐로에 빌려준걸까? 뭐가 먼저일까? 그리고 왜 은행에서 대출을 안 했을까? 안 빌린 걸까? 못 빌린 걸까? 굳이 저 고이율의 이자를 쓴 이유는 뭘까?

그리고 투자사가 뭐라고 하지 않았을까? 사업하라고 돈 투자해 준거잖아. DS랑 DSC가 대인배인거야?

얘들아! 다른 투자회사는 이렇게 자금거래 하는 거 알면 가만 안 둔다. 민, 형사상 소송 걸어.

나름 자금 집행의 자율성을 인정해준 건가? 궁금하다.

언론에 보니까 컬리 대표 민사고에 골드만삭스에 베인, 맥킨지 컴퍼니 온갖 좋은 글로벌 회사에 다녔던 사람으로 알고 있는데 왜 이런 행동을 했을까? 진짜 이상하잖아. 그래서 생각해봤어.

주주의 무서움. 주주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려줄게.

내가 입수 할 수 있는 2015년도와 가장 가까운 2016년 말 주주명부를 좀 봤어.

<보통주 지분율 합이 100.1%다. 또르륵>

 

‘이상혁’이라는 사람이 있네. 가장 목소리가 큰 사람! 나는 김슬아 대표가 언론에 창업자라고 소개되어서 최대주주일거라 생각했는데 이건 좀 의외였어. 이상혁이 누굴까? 좀 알아봤어

컬리가 외부에 빌려준 돈 중에 옐로모바일에 65.4억, 옐로금융그룹에 1억 빌려준 거 기억나지? 이상혁은 옐로모바일의 대표이자 주주, 그리고 옐로금융그룹(현 고위드)의 주요주주였어. 그리고 아까 컬리에 돈을 8%로 50억 넘게 빌려준 F8 Asia Growth SPV는 옐로모바일에 투자한 포메이션 8이라는 LS그룹의 장손이 창업한 실리콘벨리 투자사야. 이 중심에 누가 있다? 이상혁이 있다!

아 나 진짜 복잡하다 복잡해.

<어려울 거 같아서 그림 그려봤어>

 

컬리는 F8의 차입금 중 갚고 남은 19억을 컬리의 주식으로 대신 갚았어. 저기 어딘가의 기타에서 숨 쉬고 있을 수도 있고, 일반인들에게 주식 팔고 이익 실현하고 나갔을 수도 있고.

이상혁이 목소리 제일 큰 사람이긴 했지만 나라면 돈 안 빌려줬을 거 같아. 최대주주고 나발이고 민, 형사상 소송 걸리는 일인데다가 회사 운영하라고 준 돈 목적에 맞게 써야지. 옐로모바일이 뭔가 급했고 사업자금이 필요했다 쳐도 그건 옐로모바일 스스로 알아서 처리해야 하는 거고.

컬리가 옐로모바일에 빌려준 게 먼저 발생한 사건이라면 옐로모바일한테 나한테 빌려간 돈 갚으라고 하고 돈 안빌렸을거야.

컬리가 옐로모바일에 돈을 빌린게 먼저면 빌린 돈을 옐로모바일에 돈을 빌려주는 형태가 아니고 갚는 형태로 자금거래가 일어났어야 했고 이자 비용으로 3억 가까이 되는 돈이 나가는 걸 막았을 것 같고.

투자금 받아도 한 푼이 아쉬운 상황 아니었어? 손실이 60억이나 났는데? 영업활동으로 나간 현금만 47억이었잖아.

<단위 : 억>

 

2015년도 이 자금문제가 없었다면 더 성장했을거라고 봐.

얘들아 우리 맨날 목소리 큰 사람 이야기했잖아. 이게 이정도야. 결이 맞고 좋은 투자자한테 돈 받는 게 이래서 중요해.

나 내년에 날 잡고 VC특집 생각 하고 있으니 기대해줘.

2017년도에 이상혁이라는 사람은 자기 주식 다 팔고 나갔어. 이런 식으로 회사에 악영향을 주면서 돈을 벌어간 건 괘씸하지만 그래도 컬리에 더 이상의 나쁜 영향은 주지 않았을테니 다행이겠지?

장안농장 미스테리

컬리가 안정적인 공급처를 찾기 위해 장안농장에 투자한 거 기억나지?

2015년도 컬리는 장안농장에 9억을 빌려줬어 그리고 2016년도에 3.2억을 회수한 뒤 “나는 장안 농장에 돈 못 받을 것 같아.”라고 선언했어. (대손충당금 100%적립)

그리고 장안농장에 29억을 투자하고 받은 장안농장 주식을 0원 으로 만들었지. 이유는 자본잠식 때문이라고 해.

그런데 내가 찾은 자료 첨부할게. (장안농장재무현황)

출처는 NICE기업정보고 재무 현황 전체보기를 누르면 상세한 재무상태가 떠. 이 자료에 따르면 장안농장은 2016년도에 현금 기준으로도 이익을 내는 회사였어. 자본잠식은 보이지도 않고 컬리는 이때 돈 받을 수 있었을 거야. 받을 생각 없었던 건 아닐 거잖아?

보통 회사들은 회계사들이 채권에 대해서 돈 못 받을 거 같다고 해도 어떻게든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자료나 증빙을 어떻게든 가져온단 말이야. 받을 돈을 못 받는다고 하거나 혹은 그 주식의 가치를 0으로 만드는 짓은 잘 안 하지. 저 자료를 봐도 자본잠식도 안보이는데…좀 이상해. 그 시기에 뭐 이상한 뉴스도 없고.

아니면 컬리가 보수적으로 판단해서 그런 걸까? 아니, 그래도 이런 케이스가 일반적이진 않다는 걸 말하고 싶다. 어떤 논리인지 궁금하네. 전혀 모르겠거든.

NICE가 틀린걸까, 혹은 장안 농장이 다르게 NICE에 제출했을까? 그러면 지분 44%를 들고 있던 컬리는 다르게 제출하는 걸 몰랐을까? NICE가 정확하다면 컬리가 감액하고 싶어서 한 다른 이유가 뭘까? 자본잠식은 어디서 튀어나온 걸까? 얘네 투자에 돈 쓸 만큼 여유있던 회산데… (장안농장 재무현황의 투자활동 현금 유출 참조)머리아프다!

난 디테일이 중요한 사람이라 이런 게 차곡 차곡 쌓여 한 방에 터진다고 생각해. 이자 비용도 그렇고 변호사 고용하면 받을 수 있던 돈 아니야? 크게 신경 쓸 거도 없지 않은가?

최근 장안농장 기사 찾아보니 2020년도에 부도로 파산관재인이 파산 절차 밟고 있더라. 대전지방법원에 파산관재인 공고 난 거 확인했어. 지금이야 지나고보니 맞았지만 처리할 당시에 대해선 의문이 많아.

앞서 투자했던 착즙 주스랑 샐러드를 파는 회사 콜린스 기억나? 2015년도에 컬리가 2억 빌려줬어. 그리고 바로 2015년도에 “콜린스야, 돈 갚지말고 그냥 주식으로 줄래?”를 시전했어.

 

<단위 : 억>
<단위 : 억>

 

아마 포메이션 8(F8)이 컬리한테 돈 빌려주고 돈 대신 주식으로 갚으라고 한 부분에서 배운 거 같긴 한데 장안농장한테도 빌려준 돈을 장안농장의 주식으로 받는 건 좀 별로였어? 지분으로 전환하고 전에 회사 팔았으면 현금이라도 회수할 수 있었을 수도 있잖아. 이미 43%나 소유하고 있었는데 왜 그런 거야?

내가 이런 거래는 처음 봐서 잘 모르겠는데 아는 사람 있으면 댓글 달아줘.

글로벌 경험만큼 이미 글로벌 회사인 컬리.

자 그럼 돌아와서 주주를 좀 살펴볼게. 현재 컬리에서 목소리 큰 사람들 등장!

보통주 우선주 보이는데 간단하게 말하면

보통주 :  난 회사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의사결정을 내리고 싶어!

우선주 : 난 뭐 회사의 경영에 대해서는 크게 관여는 안 하고 싶고 투자한 거 대비 돈만 제대로 나누어주면 좀 조용히 할 수 있어! 조용히 하는 대신 좀 먼저 돈 챙겨줘. 나머진 너네 알아서 해.

(다만, 컬리의 우선주는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주식으로 전환될 권리도 있음)

 

<글로벌한 컬리>
<글로벌한 컬리>

 

euler fund는 잘 모르겠고 검색해서 확인 가능한 곳들은 국적을 넣어봤어. 뭐 우선주긴 하지만 이미 많은 비율이 해외에 넘어가 있지? 캬, 스타트업이 해외자본이라니 멋져.

대표가 글로벌 경험이 많아서 그런 걸까? 해외에서 50억 넘게 8% 이자 쓰면서 설립한 첫해부터 돈 빌려오는 것도, 자본도, 대표도 뭐든 글로벌이네!

선도 주자지만 브랜딩 이외엔 영?

컬리의 미래에 대해 여기저기 말이 많더라고. 뭐 브랜딩 말고 없는게 아니냐고도 하던데 사실 브랜딩 진짜 무서운 거고 쉽게 하기 힘들어. 토스 생각해보자.난 브랜딩이 회사와 고객 커뮤니티를 정의한다고 생각해. 
 
컬리는 김슬아 대표랑 유사한 초기 고소득 워킹맘을 타겟으로 했고 그들이 쿠팡이나 다른 쇼핑몰로 안 넘어가고 컬리를 사용한다면 그들의 충성도에 따라 컬리의 미래가 바뀌겠지?지금은 식품이 주력이지만 이것저것 고객들이 좋아하는 물건으로 점차 더 크게 확장할 수도 있는거고.
 
139만원짜리 공기청정기도 팔고 있는거 봤잖아.굳이 규모 1등을 할 필요는 없잖아? 보니까 1등보다는 선도주자의 이미지를 추구하던데. 이제는 1등에는 크게 관심 없어 보이는 것 처럼 보이고.브랜딩도 능력이고, 브랜딩만으로 살아남은 회사도 많다!샛별배송의 first mover로서 컬리는 멋진 거 같아. 다만, 배달의 민족처럼 우리나라 기업이 아니게 될 거 같아서 좀 슬프네!
 
나는 금융감독원에 올라온 감사보고서를 보고 회사를 분석해.금융감독원, 말만 들어도 감독기관이라는 것을 알 수 있지? 이들은 기업들이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감사보고서와 재무제표를 반드시 올리도록 법으로 지정해뒀어. 기업들의 이해관계자나 대중들이 기업 파악할 때 참고할 수 있도록 말이야.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을 만든 목적을 보면 이해관계인을 보호하고 기업의 건전한 경영과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함이라고 되어있네.(외감법 링크)
 
사람을 볼 땐 말이 아닌 행동을 보라는 말이 있지. 마찬가지로 기업을 볼 때도 외부에 포장된 내용보다 행동, 금감원의 감사보고서와 숫자를 보아야 더 확실히 알 수 있어.기업도 사람만큼 입체적이야. 강연이나 미디어에서 포장하는 기업 이야기만 보고 그들을 곧이곧대로 믿으면 안돼.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일 수 있거든. 도덕적인 문제로 끌고 올 것도 아니야.나는 그 회사가 내놓은 상품과 서비스, 그걸 운영하는 방식, 그리고 그것들이 촘촘히 쌓아 올린 결과인 숫자가 대표의 말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 우리가 이렇게 그들을 입체적으로 보고 판단해야 회사에 투자하거나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상황이 될 때 회사를 합리적으로 검토해 볼 수 있겠지. 또 기업들도 대중의 눈치를 보고 자정도 하게 될 거야.너무 늦지 않게 언젠가 감사보고서를 같이 공부하는 자리도 만들게.회사를 파악하고 나의 결, 내 가치관과 맞는지 뜯어보기도 하고. 남의 말에 휘둘리지 말고 그 말이 맞는 말인지 검증도 해보고 직접 냉철하게 투자에 대한 의사결정도 내려보고. 회사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역량을 같이 키워보자.

그럼 다음 주에 봐! 이번 주는 다음 주 예고가 없어. 코로나 조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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